장영균(62) 경북 포항벤처밸리기업협의회 초대회장. 김정혜기자 kjh@hankookilbo.com

지난달 19일 경북 포항공대에서 열린 포항벤처밸리기업협의회 출범식은 장영균(62ㆍ사진) 초대 회장이 1년간 공들인 행사였다. 포스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던 장 회장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포항지역 벤처기업육성을 위한 벤처밸리 조성을 제안한 것이 이 협의회의 첫 단추였기 때문이다.

이날 발족한 포항벤처기업협의회는 포항지역 벤처기업 173개사가 모여 결성했지만 특이하게 대기업인 포스코도 간사로 참여했다. 포스코는 2,000억원의 투자까지 약속했다.

장 회장은 “포항은 가속기와 나노, 로봇, 생명공학, 철강 등 연구기관을 고루 갖춰 미국 실리콘밸리도 뛰어 넘을 만한 벤처밸리를 조성하는데 좋은 여건을 갖춘 도시다”며 “포항에 본사를 둔 세계적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투자까지 더해진다면 선순환 벤처단지가 만들어질 것이라 자신한다”고 말했다.

장영균 회장은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줄곧 연구부서와 외주업체의 기술개발 지원을 담당했다. 또 지난 2014년 12월 말 포스코가 양대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전남 광양에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무국장과 센터장을 맡아 해당 지역 벤처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업무를 처리했다.

지난해 12월 말 그는 포스코를 퇴사, 벤처기업과는 영원히 멀어지는 듯 했다. 하지만 올 5월 IT업체인 ㈜휴비즈ICT의 사장직을 수락하며 벤처기업가로 변신해 돌아왔다.

장 회장은 “직원 수가 300명이 넘는 서울 소재 한 유명 IT기업도 사장직을 제안했지만 5분의 1 규모인 포항의 휴비즈ICT를 택했다”며 “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봤고 포항지역 벤처기업을 직접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”이라고 말했다.

장영균(62) 경북 포항벤처밸리기업협의회 초대회장. 김정혜기자 kjh@hankookilbo.com

장 회장은 휴비즈ICT의 사장을 맡고 난 뒤 1년 전부터 계획한 벤처기업협의회 구성에 본격 나섰다. 포항테크노파크,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포항공대가 기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포항공대기술지주㈜, 나노융합기술원 등 10개 창업보육기관에 입주하고 있는 벤처기업 173개사를 협의회에 참여시켰다.

그는 173개사를 IT, 바이오, 에너지 등 3개로 나눈 분과위원회에서 IT분과위원장을 맡았다. 이어 지난 7월 말 협의회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. 그가 창조경제혁신센터 근무 시절 발굴한 기업들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전국 최대 창업경진대회인 K-스타트업 대회에서 1, 2등을 휩쓸었다는 사실을 포항지역 벤처기업가들이 익히 알고 회장으로 추대한 것이었다.

장 회장은 포항벤처밸리기업협의회가 포스코의 든든한 후원을 바탕으로 탄생했지만 자생력을 키우는데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. 또 포스코 뿐 아니라 국내ㆍ외 유명 벤처 투자자들이 앞다퉈 찾는 벤처밸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.

장영균 회장은 “포항을 투자자들이 찾아오는 벤처밸리로 만들겠다”며 “업체들간 협력을 통해 갖고 있는 첨단 기술을 키워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”고 말했다.

김정혜기자 kjh@hankookilbo.com